요즘 제가 생각하는 골프 잘치는 방법은 한마디로 “확률 싸움”입니다. 골프가 포커도 아니고 무슨 확률이냐 하시겠지만, 잘 치기 위한 확률이 아니라 잘 못 칠 확률을 줄이는 “확률 골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불안한 샷, 그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 샷 마다 어드레스에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번 샷은 잘 맞을까?” 드라이버를 잡을 때는 OB가 날까 걱정되고, 아이언은 뒤땅이나 훅이 날까봐 망설여집니다. 하지만 이런 불안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셔야합니다. 수많은 프로들조차 매번 불확실성 속에서 샷을 합니다. 하지만 프로들은 그 불확실성을 어떻게 컨트롤 할 줄 아는 것이고, 우리는 아직 서투른 것 뿐입니다.
완벽한 샷을 가정할 것인가, 미스 샷을 감안할 것인가
코스 공략을 할 때 우리는 흔히 “완벽한 샷”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3 홀이면 핀 바로 옆을 노리고, 파5라면 2온을 욕심낼 때가 많죠. 정말 베스트 샷이 나와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혹시 잘 맞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무모한 도전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평평하고 반듯한 연습장 매트에서도 30프로 이하의 확률로 나오는 “나이스 샷”을, 경사와 잔디가 있는 필드에서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프로 선수들 조차도 매번 완벽한 샷을 못치는데 말이죠.
그래서 중요한 것이 미스를 감안한 전략입니다. 일명 굿 미스(Good miss)라고 하죠. 행여나 잘 안맞더라도 최악을 피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린 구석에 있는 핀을 직접 공략하기 보다는 그린 중앙을 조준하고, 벙커나 해저드가 있으면 가능한 먼 쪽으로 공략하는 것이 굿 미스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린 앞에 벙커가 있고 홀까지는 150미터인 상황
예를 들어 그린 앞에 벙커가 있고 홀까지는 150미터라고 해봅시다. 7번 아이언을 잘 치면 충분히 2온이 가능한 상황이죠. 이미 마음 속에서는 버디를 하고 싶은 욕망이 끓어오릅니다. 머리는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이번에는 잘 맞겠지”라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 7번 아이언 샷을 하게되고, 높은 확률로 벙커에 빠지고 맙니다.
이제 확률을 높이는 확률 골프라면 어떻게 할까요?
뒷땅을 고려하여 6번 아이언을 잡아야할까요? 그린 뒤에 공간이 많다면 이것도 한가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린 뒤가 오비라면, 정타를 치고도 오비가 될 가능성이 있어 스코어 뿐 아니라 멘탈까지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깃대를 바로 보진 않더라도 벙커를 최대한 피하면서 그린에 올리는데만 집중하는 것이 ‘벙커에 빠지지 않을 확률’을 극대화 하는 방법입니다.
그린 앞에 벙커가 있고 홀까지는 50미터인 상황
하지만 이 상황이 50미터 앞이라면 어떨까요? 가까운 어프로치에 자신이 있다면 똑바로 공략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합니다.
결국 골프는 선택의 결과물
결국 본인의 샷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남은 거리와 클럽에 따라 확신이 있으면 좀 더 공격적으로, 정확도가 낮으면 보수적으로 공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게 중요하겠죠? 자신을 과대평가 하다보면 무모한 공략으로 인해 타수를 손해볼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과소평가해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면 실력만큼의 성적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 자신만의 스윙이 생겼다면, 이제 골프는 얼만큼 잘 치냐의 게임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선택을 하느냐의 게임입니다. 무조건 멀리 치기보다는 자신 있는 거리를 남기기 위해 더 짧게 칠 줄도 알아야 하고, 무모하게 해저드를 가로질러 2온을 노리기 보다는 안전하게 끊어서 3온을 할줄도 알아야 한 단계 퀀텀 점프가 가능합니다.
타이거 우즈의 조언 – 보수적이되 공격적으로!
타이거 우즈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골프라는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수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Being aggressive to a conservative line” (보수적인 라인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야한다) – 타이거 우즈
이 말은 골프의 본질을 찌릅니다. 리스크가 큰 샷은 과감히 버리되 자신있는 클럽과 비거리에서 안정된 스코어를 만들어가야한다. 이런 플레이가 바로 ‘확률 높은 선택’이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확률 골프”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